이슬람 문화권 왁싱 및 근현대 시대의 제모 관리
고대 이집트, 그리스 시대, 로마시대, 중세 시대, 르네상스 시대의 제모와 왁싱에 관련 역사를 앞의 포스팅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또 다른 문화권의 왁싱과 근현대 시대의 왁싱이 어떻게 이어져 오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슬람 문화권의 왁싱
이슬람 문화권도 그리스와 로마제국의 제모하는 문화인 왁싱(Waxing)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당시 소아시아 지역까지 세력을 넓히고 있던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역시 제모를 하는 것이 크게 성행하였다고 합니다.
동방 이슬람 세계를 지배했던 아바스(Abbasids) 왕조 시대(750-1258년)의 문헌 자료에서는 상류사회의 여인들은 얼굴의 털이나 음모(陰毛), 체모를 족집게로 모두 제거하였으며, 전신에 아르메니아(Armenia) 산 황토를 몸에 발라 비비는 관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황토를 활용하는 것은 족집게로 털을 제거하고 남아 있던 잔털까지 모두 정리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것입니다.
터키인들은 여성의 성기 부위의 체모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것을 죄악시 생각하여 털이 조금이라도 자라면 털을 제거하기 위해 공중목욕탕을 가거나 혹은 스스로 털을 뽑았다고 합니다. 이때의 공중목욕탕에는 털을 제거하기 위한 특별한 공간이 별도로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현대에도 페르시안(Persian) 목욕탕이나 공중목욕탕에는 여성들의 제모인 왁싱(Waxing)을 위한 별도의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왁싱은 중동 국가에서 수 세기에 걸쳐 전해 내려왔고,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근현대 시대의 제모 관리
16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여러 차례 재판에 올려진 유명한 작가의 저서에는 고상한 부인들이 딸들의 겨드랑이 털, 음모(陰毛), 그 외 부위들의 털들을 제거하기 위한 비법들이 설명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시절 프랑스에서는 알프스(Alps) 남부 나르본 산 벌꿀, 아몬드와 비둘기, 그리고 다량의 신선한 달걀노른자를 섞어 반죽한 것을 제모를 위해 사용했다고 합니다.
18세기 초 터키(Turkey)의 처녀들은 태어난 상태 그대로의 털을 두고 있었지만, 결혼한 여성들은 음모(陰毛)를 포함한 온몸의 털을 모두 제거하여 매우 매끄러운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몸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당시 여성들은 왁싱(Waxing)으로 오는 고통을 인내하는 것이 항상 필요했습니다. 특히 결혼 첫날밤을 앞에 두고 있던 예비 신부들은 목욕탕에 친구들을 초대하여 결혼 전 파티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파티에서 신부들은 생애 첫 왁싱을 경험하게 되며 이후 결혼생활 동안 지속적으로 왁싱(Waxing)인 제모를 반복적으로 지속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음모 및 전신 털을 없애는 노력을 통해 털이 상징하는 야성적인 면을 제거하고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미(美)를 강조하려고 했던 것이라 합니다.
18세기 서방(西方) 국가에서는 여성들은 이마 위로 조금이라도 내려온 머리카락들조차 고양이의 오줌을 섞은 식초에 담근 머리띠를 매어 매끈하게 제거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771년 발간된 「화장과 유행학 개론」이라는 책에서는 발효된 참치의 간과 쥐며느리를 빻은 가루도 제모 효과를 지닌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약학자들의 책에서는 파슬리(parsley)와 아카시아(Shittah tree) 즙, 개미의 알, 송악의 진, 비소(砒素) 알약 같은 여러 가지 제모와 관련된 것을 소개하였습니다.
18세기 후반인 1875년 안과 전문 의사인 찰스 미첼(Charles. E. Michel)이 제모를 할 수 있는 “전기분해 요법”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기법은 발견 당시 피부 속으로 자라는 속눈썹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용업계에서는 이 과학적 기법을 우수한 기술로 생각하여 제모를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여 몸의 털을 제거하였는데 이 방법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는 얼굴에 난 털을 제거하는 주로 활용되었습니다.
19세기에는 제모 기술의 하나인 면도가 안전면도기(safety razor)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안전면도기(safety razor)는 1880년 독일의 롬베 형제가 발명하였으며, 미국의 K.C.질렛이 고안한 것이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종래의 면도칼은 날이 노출되어 있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피부를 베기 쉬웠으나, 날이 안전기(홀더) 안에 들어 있어 노출 부분이 작기 때문에 면도할 때 피부를 벨 염려가 없을 뿐만 아니라 조작도 간단하여 애용되고 있다.
이후 1901년에는 킹 캠프 질렛(King Camp Gillette)이 첫 일회용 면도기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 면도기는 초기에는 쌍날면도기로써 각각의 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판에 박혀있는 면도날이었습니다. 그리고 1930년대에는 날 면도기와는 달리 물과 쉐이빙폼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전기면도기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던 19세기 사회에서 면도기는 큰 역할을 차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끄럽게 턱수염을 제거한 남자들은 자신의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효과를 주었기에 면도를 하는 것을 남자들에게 관행으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매일 면도를 하는 것이 정착되었으며 이후에는 면도기의 지속적인 발전과 대대적인 상업적 광고를 통해 남성의 면도는 완전히 일상화되었습니다.
19세기에는 우울한 시대적 환경으로 인해 여성의 제모가 잠시 주춤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19세기 근현대 미술사에서 근대적인 시각을 처음으로 의식한 작가이자 낭만주의 화풍을 열었던 화가로 인정받았던 프란시크고 고야(Francisco Goya)의 “벌거벗은 마하”라는 미술 작품에서는 여성의 누드화에서 여성 음부(陰部)의 털을 표현함으로 당시 시대의 여성 제모 환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여성해방운동(women's liberation movement)이 서구 국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가던 시기에는 여성의 제모를 거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 시절 역시 잠시 여성의 음모(陰毛)나 털에 대하여 사회적 통념이 관대하였던 시기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제모 및 왁싱은 다시 유행을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여성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고, 소매 없는 드레스가 유행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15년 미국의 패션지 ‘하퍼’는 반라나 다름없는 여성의 사진과 그 옷의 제단 견본을 부록으로 실었고 이후 여성지 칼럼니스트들은 여성 모두에게 겨드랑이와 팔뚝의 털을 면도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편승한 화장품 회사들도 제모제를 급속하게 출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20세기 초반, 질렛(Gillette)은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잡지에 "겨드랑이 털이 있는 여성은 여자답지 않다"는 마케팅 캠페인을 시행하였습니다. 이것으로 인하여 여성이 겨드랑이 털을 면도하는 것이 다시 문화적으로 강해지면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현대의 왁싱에 대해서 이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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